ESV 고의패배 사건에 대한 생각

※ESV 고의패배 사건
- 최종환(슬레이어스 코카) 선수가 변현우(고스트킹 프라임) 선수에게 일부러 져 준 사건. ESV 주간대회 32강에서 최종환 선수가 1:0으로 앞서고 있었고, 2세트 역시 최종환 선수가 유리한 상황에서 변현우 선수가 '나가시발' '시발시발' '3세트하자'라고 채팅으로 말했고 최종환 선수는 그에 'ㅇㅇ' 'ㅈㅈ'를 치며 나감.

나도 이 사실을 들은 어제는 많이 화가 나고 심난했다. 또 여러가지 주장을 듣고 나름 생각을 해 보았다.

스타1 조작파문때문에 사람들이 조작에는 민감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 선수들이 평생 스타크래프트2 리그에 발을 못 붙이게 할만큼 잘못한 것일까?



일단 스타1 조작파문때와는 비교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 선수들은 거대 불법 조직이나 브로커와 연관되어서 돈을 받고 고의로 패배한 게 아니다.
단지 예전에 같은 팀에 있었던 친분으로 한 세트 더 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는 가벼운 생각으로 한 행동일 뿐이다.

이 선수들은 대기업의 연봉을 받고 있는 선수들도 아니다.
약간의 팀의 지원으로 연습을 하지만, 대회에 나가 방송경기를 하고 상금을 타야만 하는 선수들이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승리를 포기한 건 자신의 이득을 포기하는 것밖에 안 되는 것이다. 단순히 친분을 이유로.

사실 ESV 주간대회는 상금이 큰 편도 아니다.
우승을 해야 10만원 정도고, 월간대회에 나갈 수 있는 자격 정도?
거기에 결승전도 아니고 32강이었으니, 이미 GSL 코드S로 활약하고 있는 최종환 선수는 아주 가볍게 참가했던 거고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한 것뿐이다.

막대한 상금과 포인트랭킹 등이 걸려 있는 GSL이나 다른 대회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이 적다.



물론 벌은 받아야 한다.

그들은 '프로'라면 해서는 안 될 할 행동을 했다.
아무리 규모가 작은 대회라고 해도 최선을 다해야하는 것이 프로다.

해외 온라인대회라고 이벤트나 장난쯤으로 여긴 그들의 행동은 옳지 못하다.

이번일로 슬레이어스팀과 프라임팀은 각 선수들에게 '무기한 국내외대회 출전금지'를 내렸다.
위에도 썼지만, 현재 기업연봉을 받고 있지 않는 선수에게 대회출전 금지는 커다란 타격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GSL 코드S였던 최종환 선수는 이번시즌 GSL에 기권하게 되었고, 코드S 자리도 반납하게 되었다.
언젠가 다시 GSL 무대에 복귀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코드A 예선전부터 올라와야하는 것이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경쟁률이 치열해서 상당히 힘든 일이다. 임요환 선수도 한 시즌은 예선통과를 못 했으니)

팀에서 방출하지 않은 것은 이 선수들이 프로의식을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으로 적절하다고 본다.
팀의 이미지만을 생각해서 팀에서 나가라고 하면, 아직 어린 이 선수들의 프로의식은 누가 교육시켜줄 것인가?
또한 팀은 이걸 개인의 잘못으로만 돌리고 아무 잘못이 없다고 할 수 있는 걸까?
이번 일을 계기로 팀에서는 선수들의 기본소양 교육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SV 주최측은 2012년 1월 1일까지 출전금지 징계를 내렸다.

기간으로 따지면 50일정도밖에 안 되어 좀 약하다고 볼 수 있는데
대회특성상 채팅을 금지하지 않고, 그래서 욕을 쓰거나 하는 건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고 한다.
또한 선수들이 아직 어리고(18~19세) 그정도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며,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단순히 친한 사이에서 져준 것, 이런 해프닝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팀리퀴드 사이트 반응도 그다지 심각해보이지는 않고....



현재 GSL측에서의 징계만이 남아있는 상황인데,
난 적어도 3시즌 이상은 출전금지(사실 6개월이나 1년이었으면 좋겠지만)를 해야한다고 본다.

다만, 영구출전금지라던가 영원히 스타2 리그에 발을 못붙이게 해야한다는 건 과하다고 생각한다.

과연 18~19살밖에 안 되는 이 선수들이 그정도로 심한 잘못을 했는가?


덧글

  • 무명 2011/11/16 11:44 #

    그들의 행동으로 엄청난 후폭풍이 오고 많은 사람들에게 민폐 끼쳤다는건 확실하지만 저도 영구추방까지는 필요 없다고 봅니다. 솔지히 돌아와서 게임한다 해도 보면서 제 기분만 찜찜해질거같긴 한데-_-; 그래도 이번 일로 게이머로서 매장시키는건 왠지 스1때의 조작사건를 무시할수는 없다고 해도 그 건과는 관계 없는 사람들에게 죄를 소급해서 적용하는거 같아서요.

    그리고 팀에서 방출하지 않는건 팀에선 방출하는게 더 편하겠죠? 조작범 끌어안고 있어봤자 이미지만 안좋아질텐데.. 솔직히 전 임빠라 슬레이어즈 팀 자체에는 큰 애정 없지만 그래도 이런거때문에 임형이 덤터기로 욕먹는거 보기 싫어서라도 확 내쳐도 저는 하나도 아쉬울거 없지만.. 그냥 쫓아내고 모른체하면 당장은 편하겠죠. 그래도 그걸 두 팀 모두 (일단 형식상으로라도) 끌어안고 나름 자신들의 책임하에 놓겠다는건 앞날을 보면 나쁘지 않은 대처라고 봅니다.

    솔직히 그나마 스2선수들중에 굉장히 호감인 이정훈이나 안홍욱같은 선수들이 있는 프라임팀도 그렇고 왜 하필 저 두팀이냐는 생각밖에 안드네요. ㅂ선수는 제가 주위에 애정 전파하면서까지 좋아했던 선수라서 더 아쉽군요.

    아무튼 일벌백계하자는 분들 심정도 이해 가지만..(솔직히 스1때 저보다 훨 열정 다했던 사람들이라면 저꼴보고 쿨하게 있으라는거 자체가 무리일테니) 처분 자체는 머리를 식히고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하네요. 현대사회에서는 연좌제를 부정하지않습니까.
  • 불꽃영혼 2011/11/16 12:41 #

    진짜 왜 하필 슬레이어스랑 프라임인지 모르겠네요; 특히 임요환 선수는 일에 대해 남다른 애정과 프로의식을 가진 걸로 유명한데 ㅡㅡ; 둘이 제넥스 출신이라 제넥스 이미지마저도 안 좋게 보이네요 참;

    정말 영구추방하자는 분들은 너무 일을 부풀려서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대회 주최측에서조차 '이런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며 50일간 출전정지만 시킨 상황인데
    전혀 상관없는 GSL에서 영구퇴출이라니..... 게다가 스1처럼 불법조직이나 브로커랑 연관된 것도 아니구요. 단순히 프로의식을 가지지 못한 어린 마음에 벌인 실수일뿐인데 말이죠.

    가끔씩 사람들이 무조건 매장시키고 퇴출시키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좀 안타까워요.
  • 불꽃영혼 2011/11/16 12:43 #

    이미 팬들에게 한 번 신뢰를 잃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두 선수에게는 힘든 일일텐데 말이죠.
  • 불꽃영혼 2011/11/16 12:55 #

    눈살이 찌푸려지는 표현이 있어서 비로그인 덧글을 하나 삭제했습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비속어를 사용해서 욕하는 건 삼가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참고로 스2판 이미지가 두 사람의 인생보다 중요하다는 건 별로 공감이 되지 않습니다.
    마치 학교 이미지를 위해서 문제아는 다 퇴학시켜야 한다는 것과 같은 논리같아서요.
    징계를 안 주고 무조건 봐준 것도 아니고, 적절하게 죄질에 맞는 징계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위에도 썼지만 두 선수는 팬들에게 신뢰를 잃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타격일 것입니다.
    충분히 반성하고 태도를 고쳐서 오랜 시간에 걸쳐 회복해야하는 것이죠.
  • 불꽃영혼 2011/11/16 12:57 #

    잘못한 사람을 무조건 욕하고 매장시키는 것이 사회를 위한 최선책은 아니라고 봅니다.
    적절하게 징계를 주되, 그 사람이 잘못을 고칠 수 있도록 도와줘야하는 건 누가 해야할 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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